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이대로 물러설수 없다!

4차전 선발 삼성 레딩(좌), 두산 홍상삼(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1승1패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3차전은 한국시리즈 행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결과는 11회말까지 가는 접전 끝에 두산이 삼성을 9대 8로 역전하는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습니다.

양 팀은 한 회, 한 회 눈을 뗄 수 없을만큼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해냈습니다. 근래에 봤던 야구 경기 중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아니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삼성의 선동렬 감독은 인터뷰를 통하여 이런말을 했습니다. 3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정말 그렇게 될 것일까요? 선동렬 감독은 본인 입으로 말했던 이 말이 지켜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 입니다. 삼성이 3차전을 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을 봤을때는 두산의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습니다. 3선승제에서 2승 1패를 거두고 있으니 두산이 가지고 있는 전력을 모두 쏟아내 한 경기만 잘 치뤄낸다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가 홈구장인 잠실운동장에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삼성이 이번 3차전에서 패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집중력 부족과 비효율적인 경기 진행.
삼성은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거의 매 이닝 득점권 주자를 내보냈으며, 안타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경기 후반 8회 초와 10회초에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기회를 날려 버렸고 11회 초 몸에 맞는 볼을 시작으로 대량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수를 2점 밖에 내지 못했습니다. 이상하게도 불을 뿜는 화력을 자랑하는 삼성의 집중력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의 실패.
3차전 패배가 아직까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11회말 안타와 볼넷을 연이어 내준 정인욱을 왜 교체하지 않았냐는 것입니다. 정인욱은 고졸 신인 2년차로 아직 신인에 불가합니다. 지난해 2군에서 활약하다가 올해 1군에 들어오게 된 것이죠. 당연히 경험이 많이 없던 그는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에는 임재철에게 2타점 적시타, 손시헌에게 결승타를 맞으며 2점 리드 상황을 지키지 못하고 9대 8로 역전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두산 처럼 투수가 모두 소진된 상태였다면 이해를 할 수 있었을텐데, 크루세타, 레딩, 차우찬 등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동렬 감독은 교체카드를 들지 않았습니다. 나름 사정이 있겠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겠죠. 조금만 빠르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면, 삼성이 이렇게 까지 몰리지 않았을텐데 라는 아쉬운 생각도 들게 됩니다. 결국 삼성의 패배는 정인욱에게 가혹할만한 상처로 남게 될 것이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불씨도 점점 꺼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삼성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자리도 없게 되었습니다. 오늘 벌어질 4차전 선발 투수는 예상과 다르게 삼성은 차우찬이 아닌 레딩을 선발로 내세웠으며, 두산은 1차전 선발인 홍상삼을 내세웠습니다. 차우찬이 아닌 레딩 카드를 꺼내든 삼성 코치진. 과연 이번 카드는 삼성에게 약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서 삼성 코치진은 팬들의 많은 신뢰를 잃었습니다. 만약 레딩이 초반에 무너지게 된다면 삼성 코치진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텐데,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되네요.

코치진의 자존심 회복과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정현욱 선수가 받은 상처를 치유해주기 위해서 삼성은 이대로 물러서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과연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누가 웃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